서론: 왜 지금 그란츠 위스키에 주목해야 하는가?
최근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분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가성비 위스키'를 찾고 있죠. 바로 그 완벽한 해답이 여기 있습니다. 13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그란츠(Grant's)'입니다. 그란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스카치 위스키 중 하나로, 뛰어난 품질과 접근성 좋은 가격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란츠의 탄생 스토리부터 다채로운 제품 라인업, 그리고 맛있게 즐기는 법까지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그란츠의 역사: '계곡 최고의 한 잔'을 향한 꿈
그란츠의 이야기는 1887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의 더프타운에서 시작됩니다. 창립자 윌리엄 그랜트(William Grant)는 20년간 증류소에서 회계원으로 일하며 자신만의 위스키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마침내 그는 7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의 도움을 받아 직접 벽돌을 쌓아 글렌피딕(Glenfiddich) 증류소를 세웠고, 그해 크리스마스에 첫 증류액을 얻었습니다.
당시 싱글몰트 위스키는 주로 블렌디드 위스키의 원료로만 사용되었습니다. 윌리엄 그랜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1898년 자신이 만든 고품질의 몰트 원액과 그레인 원액을 섞어 첫 블렌디드 위스키 '스탠드패스트(Standfast)'를 선보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란츠 브랜드의 시작입니다. 이후 1957년, 나치 독일을 탈출한 디자이너 한스 슐레거(Hans Shleger)가 디자인한 상징적인 삼각형 병이 탄생하며 그란츠는 전 세계 180여 개국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창립 이래 지금까지 6대에 걸쳐 가족 경영을 이어오며 품질에 대한 신념과 독립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란츠'는 하나가 아니다? 위스키 상식 넓히기
"Glen Grant, Grant's Blend, William Grant & Sons, and George & John Grant are not actually part of the same company." - The Whisky Ardvark
위스키를 즐기다 보면 '그란츠'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글렌 그란트(Glen Grant)'와 혼동하곤 합니다. 하지만 두 브랜드는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글렌 그란트는 1840년 존과 제임스 그란트 형제가 설립한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로, 현재는 이탈리아의 캄파리 그룹(Campari Group)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가 아는 그란츠 위스키는 윌리엄 그랜트가 설립한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William Grant & Sons)'의 대표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이 회사는 세계 1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과 수제 싱글몰트 발베니(The Balvenie)를 함께 만드는, 스카치 위스키 업계의 거인이기도 합니다.
그란츠 위스키 제품 라인업 완전 정복
그란츠는 위스키 입문자를 위한 데일리 위스키부터 특별한 날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주요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데일리 위스키의 새로운 기준: 그란츠 트리플 우드
'가성비 위스키'의 대명사이자 그란츠의 대표 제품입니다. 이름처럼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오크통에서 숙성하여 복합적인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버진 오크(Virgin Oak) 캐스크에서 나오는 스파이시한 강렬함, 아메리칸 오크(American Oak) 캐스크가 부여하는 바닐라의 부드러움, 그리고 버번 리필(Bourbon Refill) 캐스크의 달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완성합니다.
- 맛과 향: 잘 익은 배와 여름 과일의 상쾌한 향으로 시작해, 입안에서는 바닐라의 달콤함과 몰트의 고소함이 균형을 이룹니다. 마지막에는 길고 달콤한 여운과 함께 은은한 스모키함이 느껴집니다.
- 가격대: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700ml 기준 1만 원대 후반에서 2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기기 좋습니다. 특히 하이볼로 만들었을 때 그 매력이 배가 됩니다.
개성을 더한 캐스크 피니시 라인업
기본 트리플 우드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그란츠는 다양한 캐스크 피니시 제품을 선보입니다. 추가 숙성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더한 라인업입니다.
- 트리플 우드 스모키 (Triple Wood Smoky): 트리플 우드를 기반으로 피트(Peat) 처리된 위스키 원액의 비율을 높여, 부드러운 과일 향과 함께 매력적인 스모키함을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 럼 캐스크 피니시 (Rum Cask Finish): 럼(Rum)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하여 열대 과일의 달콤함과 바나나, 바닐라의 이국적인 풍미를 더했습니다. 독특하고 새로운 맛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8년 셰리 캐스크 피니시 (8 Year Old Sherry Cask Finish): 8년간 숙성한 원액을 스페인산 올로로소 셰리(Oloroso Sherry) 캐스크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잘 익은 사과와 말린 과일, 그리고 셰리 특유의 풍부하고 스파이시한 향이 특징입니다.
특별한 순간을 위한 프리미엄 라인업
그란츠는 오랜 시간 숙성된 원액으로 만든 프리미엄 라인업도 갖추고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을 찾거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고 싶을 때 완벽한 선택입니다.
- 그란츠 18년 (Grant's 18 Year Old): 최소 18년 이상 숙성된 몰트 및 그레인 위스키 원액을 포트 와인(Port Wine)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하여 완성합니다. 꿀과 향신료, 견과류의 고소함, 그리고 포트 와인에서 오는 달콤한 과일 풍미가 어우러져 매우 깊고 복합적인 맛을 자랑합니다. 2015년 한국 출시 당시 500ml 기준 11만 5천 원에 선보였습니다.
- 그란츠 25년 (Grant's 25 Year Old): 그란츠 블렌드의 정점에 있는 제품으로, 희소성과 뛰어난 품질로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총평: 초심자부터 애호가까지, 모두를 위한 위스키
그란츠 위스키는 '계곡 최고의 한 잔'을 만들겠다는 창립자의 꿈에서 시작해 1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독립적인 가족 경영을 통해 지켜온 품질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글렌피딕과 발베니라는 세계적인 증류소의 원액을 사용한다는 점은 그란츠의 맛을 보증합니다.
부담 없는 가격의 '그란츠 트리플 우드'는 위스키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며, 개성 넘치는 캐스크 피니시 라인업과 깊이 있는 프리미엄 라인업은 숙련된 위스키 애호가들의 입맛까지 충분히 만족시킬 것입니다. 오늘 저녁, 그란츠가 선사하는 부드럽고 풍부한 맛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